집을 살 것인가? 전세를 살 것인가?

집은 의식주의 하나이다. 그런데 다른 것과는 달리 사람의 절반은 평생 자기 집을 갖지 못한다. 음식은 먹으면 내 것이고, 옷은 걸치면 내 것이지만, 집은 살고 있다고 다 내 것이 되지 못한다.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집 마련은 대한민국 근로자들의 평생의 꿈이다. 사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무주택자 중에서 내 집 마련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억 소리 나는 아파트의 가격과 로또복권과 같은 청약 당첨 확률,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은행의 까다로운 조건, 집값 하락의 우려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내 집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집과-가족

하지만 유주택자들은 물론 부동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무주택자들에게 두 말 하지 말고 집부터 사라고 충고한다. 

이들은 말한다. 수중에 돈이 있든 없든 우선 집부터 장만하라. 돈이 없어 집을 사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알아보려는 부지런함과 우주에 내 집 한 칸은 있어야겠다는 간절한 의지가 없어서 집을 장만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기 유튜버들과 부동산 재테크 강사들과 경제 칼럼니스트들의 주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들은 젊은이들의 재테크의 첫 단추가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자돈 형성이며, 반드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재테크의 첫 번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내 집 마련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길까? 오늘은 인기 유튜버인 김도사 김석준님과 유튜브 놀부(놀라운 부동산)의 정형근님의 시각을 빌려 내 집 마련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전세난민이란 말이 왜 생겼을까?

한때 언론에서는 집을 살 돈으로 전월세를 살면서 여행과 자기계발에 열심을 내는 신세대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내용들을 대서특필한 적이 있다.

당시 하우스 푸어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었고, 진보 정치인들이 집값 하락 문제를 연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는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거주 중심의 부동산 문화가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아파트 가격폭락 주장에 설득된 사람들이 아파트를 처분하고 전세로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그 때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하우스 푸어란 말은 세상에서 사라졌고, 아파트 가격 폭락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전월세 난민이라는 말이 신조어로 등장하였다.

아파트 물량은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따라 연일 천장을 알 수 없는 가격 폭등과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전세 거주자들은 계약 갱신 때마다 오르는 전세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치 집시족처럼 새 터전을 찾아 서울을 떠나 수도권 구석구석을 유랑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몇 년 전 전세계약 당시 돈을 보태 집을 장만했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며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미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몇 년 전 계약 당시의 가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게 치솟아 있다. 

이제는 집을 장만하겠다는 마음이 있어도 그때 그 수준의 집은 장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정된 임대차보호법, 전세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전세살이를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삶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전세를 살면 주기적으로 이사를 해야 하며, 그때마다 인상된 보증금을 마련해야 한다. 작년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어 4년 전세 시대가 시작되었고, 5% 이상 임대료를 올릴 수 없는 법 규정이 생겼다.

하지만 이 법은 완전하지 못하다. 오히려 임대료 제한 규정 때문에 계약 갱신 때마다 새 임차인을 구하려는 집 주인들의 의지가 더 강해졌다고 봐야 한다. 현행 법 아래서도 집 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따라서 이번 법률 개정으로 전세 임대를 살아가는 분들의 어려움이 모두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4년 갱신에 의해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세입자의 위치는 안정이 되었지만, 공급 물량의 축소로 앞으로 새로운 전세 매물을 구하고자 하는 신규 수요자는 훨씬 높은 전세금을 치뤄야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녀들의 교육과 학군 문제 때문에 학세권 지역 전세로 들어가고자 하는 경우엔 전세 매물의 품귀 현상과 치솟는 전세보증금 가격 문제로 고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세살이, 불안정한 한국형 집시족의 삶

전세 세입자가 4년마다 임대계약 갱신을 치뤄야 한다는 것은 올림픽과 월드컵이 4년마다 전 세계 대도시를 옮겨 다니며 행사를 개최하듯 개인들도 4년 마다 서울 수도권과 지방을 옮겨 다니며 이사라는 큰 행사를 치뤄야 한다는 말과 같다.

김도사TV의 유명 유튜버 김석준님은 그의 책 『돈 되는 아파트 투자의 정석』에서 전세 거주의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세를 살면 늘 이사에 대한 부담을 안고 산다. 최근 포장 이사와 스마트폰 어플 등을 통해 일반인이 이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편리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이사라는 것은 삶을 뒤집어 버리는 일상의 큰 사건이다.

한번 이사를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 알아보아야 할 것, 하나하나 정산하고, 점검하고 따져보아야 할 것이 넘쳐난다.

이사물품을 간소화 하겠다고 가구와 가전, 책과 옷가지를 정리하다보면 쓸 만한 것도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간을 줄여 이사를 하는 경우에는 쓸 만한 것을 처분하는 것도 아까운데 재활용 수거 비용까지 물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사를 하다가 물건이 파손 되는 일도 흔하다. 이삿짐이 박스 채로 분실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이사업체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분쟁을 하는 동안 소모적 논쟁에 휘말려야 한다. 

그리고 이사를 하다보면 소유물에 알게 모르게 많은 스크래치가 발생한다. 그러나 손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디서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작은 기스들은 물건의 가치와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리고 이사를 전후한 집 단장과 청소 문제도 귀찮은 문제이다. 이사를 위해 중개사무소에 집을 내놓은 후부터, 이사를 마치고 새로운 터전으로 옮겨 집안을 정리할 때까지 낯선 이들의 방문을 대비하여 수도 없이 청소를 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이사 비용에 대한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포장이사 서비스 대중화로 이사가 편리해졌지만 비용은 더 늘어났다. 이사 비용은 청소와 소독, 운송거리와 이사하는 날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100~200만원까지 비용이 들게 된다.

여기에 이사 갈 집에 맞는 가구와 가전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 이사 비용은 더 증가하게 된다. 최근에는 인테리어 기능을 강화한 빌트인 가구가 대세라 기존의 가구와 가전제품을 처리하고 새 것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새로운 집을 구할 때 들어가는 부동산 중계 수수료 부담도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새 집 구하기 스트레스

전세 거주자가 새 집을 구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전세 거주자가 이사하며 집을 구할 때는 기존 전세금들이 많이 올라있기 때문에 자기 전세보증금을 뺀 돈으로는 집을 마련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세 자금을 은행에서 빌리게 되는데,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정부의 규제와 은행의 엄격한 심사제도, 본인의 신용등급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는 평수를 줄이거나 더 입지가 나쁜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불편이 발생된다.

처음에는 살던 곳 주변 아파트를 찾아보다가, 수도권 아파트를 구석구석 물색하고, 그래도 찾지 못할 경우 지방으로 나가거나 빌라 전세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집을 구해도 고충은 계속된다. 새 집에 들어갈 때는 예기치 못한 하자가 있는지 살펴야 하고, 이사할 때 마다 도배와 장판은 새롭게 해주는지 새롭게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 하는지 등 꼼꼼히 알아봐야 할 것이 많다.

또한 이사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많다. 이사 날짜를 맞추는 일도 번거롭고, 이사 날에 보증금을 제대로 받아야 하니 은행거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직장과 교육 문제로 먼 곳으로 이사할 수는 없고 이미 전세금이 너무 올라 살던 지역에서 집을 구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평수를 줄여 이사할 때이다.

이런 경우에는 옷장이나 장롱, 침대, 냉장고, 쇼파 등 덩치가 있는 가구와 가전제품 대부분을 재활용업자에게 헐값에 넘겨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된다. 이사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중고시장에 판매하여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일 수 있었겠지만, 이런 경우는 약속한 날짜까지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해, 결국 집을 비워줘야 하는 시기에 맞춰 가까스로 집을 옮기게 되는 경우라 눈 뜨고 손해를 보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평수를 줄여 나가는 것으로 가족과 주변 시선도 곱지 않은데 한참 더 사용할 수 있는 멀쩡한 가구들을 재활용 물건으로 내놓을 때 그 심정은 그야말로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는 전세난민들의 고충이라 할 것이다.

 

새로운 관계와 커뮤니티에서 오는 비용

또한 주거 환경 변화로 인해 낯선 환경과 사람에 대한 적응 문제는 하나의 비용으로 볼 수 있다. 출근길이 바뀌고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 노선 등 대중교통 편이 변하며, 단골로 들리던 슈퍼마켓과 미용실, 식당 등이 바뀐다. 

새로운 임대인과의 관계도 중요한 문제이다. 좋은 집주인을 만나면 마치 부모님을 만난 것처럼 가족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까다롭고 엄격한 임대인을 만나면 벽에 망치질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에어컨의 위치를 바꾸거나 벽걸이TV 하나 제대로 달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사는 동안 취향에 맞게 살기 위해 부분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했을 할 경우 나올 때 철거 및 원상복구 공사를 하고 나와야 한다.    

특히 자녀들이 이사 문제로 오랫동안 사귀었던 친구들과 생이별을 해야 하거나 유치원과 학교, 학원 등을 옮김으로서 오는 교육의 연속성 단절로 사회적 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될 때 부모로서 느끼는 미안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일생의 투자 계획에 혼선 발생, 자산 불릴 기회 상실

김도사님이 주로 전세살이의 삶의 고충 문제를 주로 다뤄 주었다면 놀부 정형근님은 그의 책  『놀부의 부동산 DNA』에서 투자와 재테크 관점에서 전세살이의 문제점을 다뤄 주고 있다. 

정형근님이 볼 때 전세의 가장 큰 문제는 투자 기회의 상실이다. 전세 거주자의 대부분은 자신이 평생 모은 돈의 대부분을 전세를 얻는 데 쓴다. 따라서 전세를 사는 동안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한 가정이 갖고 있는 대부분의 돈이 전세금에 묶여 주식이나 펀드, 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다. 

이것은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전세금으로 4년 동안 돈이 잠자고 있는 동안 급매로 나온 좋은 매물이나 또 전세를 낀 투자처럼 좋은 조건의 부동산 거래 역시 할 수 없다. 전세금으로 대부분의 자산이 묶여 있는 동안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전세금 갱신 스트레스

그리고 임대계약 갱신 때마다 5% 인상 부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5%라고 하면 5억 이상 가는 전세 매물에 있어서는 2500만원 이상의 인상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한 집에서 지속적으로 사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고, 만일 계약 갱신이 거부되어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5%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훨씬 높은 인상 부담을 져야 한다. 

대부분 전세 세입자들은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재정적 여유가 있었다면 진작 자기 집을 장만했지 임차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전세보증금의 대부분도 사실 은행에서 빌린 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빠듯한 살림에 주기적인 계약 갱신 때마다 물가상승분 이상 전세보증금을 맞춰주어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

그나마 돈을 마련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만약 보증금 인상을 맞춰 주지 못할 경우 지금 사는 곳보다 입지가 나쁜 수도권이나 지방 혹은 평수가 좁은 아파트나 빌라와 같은 매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세 입주자들은 월세를 사는 이보다도 한 곳에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기간이 짧고, 이사를 거듭할 때마다 서울과 수도권 등 거주 중심 지역을 떠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보증금 사고 리스크

전세제도란 한마디로 설명하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목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를 대신하여 거주 서비스를 제공받는 일종의 채권채무관계라고 할 수 있다. 

전세제도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제도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제 환경에서만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 제도는 꾸준하게 전세가가 상승하거나 평준화가 지속될 때 유지될 수 있다. 

만약 주택시장 전체에 불경기가 지속되어 전세가가 떨어지는 역전세난이나 전세가가 매매가를 상승하는 깡통전세가 발생될 경우 세입자가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제도이다. 

실제로 많은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계약서상 명시된 기간보다 더 늦게 보증금을 돌려받는 경우가 흔히 생기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삶의 의욕 상실

아마도 전세나 월세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이것일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벌고 저축해도 근로소득보다 배나 빠르게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 앞에서 삶의 무력감을 경험한다.

자신이 거주하는 집값이 오르면 기뻐야 하는데 오히려 이 집에서 더 이상 거주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다시는 내 집 장만을 하기 어렵겠다는 상실감만 더 증폭된다.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이 되어도 전세를 사는 세입자에게는 어떤 경제적 이익도 돌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가격 상승에 따른 보증금 인상에 대한 부담만 더 가중되게 된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 임대인들이 축배를 들고 있을 때 살 집을 찾아 수도권 구석구석을 누비는 전세 난민의 심정은 현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현상이다.  

 

내 집 장만을 하면 무엇이 좋을까?

그렇다면 내 집을 장만하면 무엇이 좋을까? 앞서 다룬 내용의 반대를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생활이 안정이 된다. 내 집이 생기면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성이 생긴다, 또한 어떤 일이 생겨도 떠내려가지 않을 인생의 버팀목이 생긴다. 그리고 어떤 위협 속에서도 내 가족과 내 가정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삶의 울타리가 생긴다.

또한 내가 원하는 이사는 가도, 원치 않는 이사를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벽에 못을 박든 칠을 하든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내가 주인이 되어 살 수 있는 삶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벽난로-앞-가족의-발

이것은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사건이다. 4차 산업 대두와 일자리 축소 문제로 경제적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후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자 가장 효과적인 투자처를 확보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많은 부자들의 경우 내 집 마련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김도사님의 경우, 내 집을 장만한 후 돈을 모으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졌다고 말하고 있다. 

인기 유튜버인 복만두 여사님은 그녀의 책 『나는 차라리 부동산과 연애한다』에서 내 집은 자녀가 있는 결혼한 가구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싱글들에게 내 집 마련은 더 절실한 문제라고 한다.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주는 직장과 언제든 쉴 수 있고 돌아갈 수 있는 집은 지금까지 사람에게 가장 안정감을 주는 두 축이었다. 하지만 이제 직장이 흔들리는 대격변의 시대를 맞아 언제 회사에서 잘릴지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자신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직장이 송두리채 흔들리는 시대에 안전한 내 집마저 없다면 의지할 가족조차 없는 싱글들은 어떻게 될까? 아마 모든 싱글들은 망망대해를 떠도는 돛단배처럼 심리적으로 위축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한다. 
 
복만두 여사님의 말을 통해 유추해 보면 앞으로도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주택 수요는 지속적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한편 부자 관련 자기계발서들에서 많은 부자들은 부동산 경기에 상관없이 내 집 마련을 재테크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손꼽고 있다. 

그 이유는 내 집이라는 삶의 안정적인 토대 없이는 어떤 투자도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의 성공은 기술보다는 심리에 좌우된다. 투자자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운동과 요가를 하는 이유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의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내 집 없는 사람들이 늘 쫓기고 불안과 상실감을 느끼는 사회에서는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운동과 요가보다 내 집 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 전세를 사는 투자자들이 욕망과 불안에 휩싸인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서 과연 평화로운 마음을 갖고 제대로 된 투자에 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