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지, 학군은 명문 학교와 학원가의 두 날개로 비상한다


학세권이냐? 역세권이냐? 아파트 입지에서 교통과 학군은 늘 1위 2위를 다투는 사안이다. 자녀 없는 솔로나 신혼부부들이라면 역세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한 명이라도 자녀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아파트 선택시 학군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어느 정도인가?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맹모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는 맹모보다 자식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가 최소 백만 명은 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들-가운데-위치한-초등학교-그림
초품아, 초등학교를-품고-있는-아파트



왜냐하면 한국 부모들은 해외로 조기유학을 보낸 자식 교육을 위해 부부가 태평양을 사이에 둔 기러기 부부로 지낼 정도로 자녀들의 교육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부동산 투자와 아파트 투자에 있어서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와 가장 좋은 입지에 가보면 결국 가장 좋은 학교와 학원가가 형성되어 있다. 학군이 부동산 가치를 리드하고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은 부동산 투자에 있어 학군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초・중・고에 따라 달라지는 학군의 선택의 중요 요소를 짚어보고, 학교 이상으로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는 학원가의 의미와 2025년 이후 자사고 폐지 이후 부동산 전망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다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초등학교, 집과 가까운 안전지대 우선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집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우리 아이가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 아이들의 신변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동차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통학하는 길을 유심히 살핀다. 위험한 시설이나 복잡한 도로나 횡단보도가 많은 지역을 보면 선택에서 제외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초품아’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초품아’란 무엇인가?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의 약자이다. 아파트 단지 안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위험하게 큰길을 건널 필요도 없고, 등하교길에 자동차의 위험에서도 안전하다.

맞벌이 부부들은 집과 학교의 거리가 멀면 불안해서 일을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리고 집이 초등학교와 먼 곳에 사는 부모들은 아침마다 아이들을 학교까지 차로 바래다주어야 한다. 학교 방과 후에는 부모가 직장에 있어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없기 때문에 학원 차량을 이용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려면 강제적으로라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문제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곳이 ‘초품아’이다. 이곳은 실거주는 물론 투자 명목으로도 좋다. 꾸준한 전월세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매 수요도 높아 좋은 가격에 집을 매도할 수 있다. 

대부분 자녀들 둔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친숙한 학교와 교우 관계 속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길 원한다. 따라서 먼 곳으로 이사할 생각보다는 한 곳에서 자녀와 오래 머물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초품아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았던 이들이 몇 년 후에 아파트를 실제 자가 주택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품아의 경우 오고자 하는 수요는 많으나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전세가와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중학교, 특수고에 많이 보내는 학교가 위치한 곳

1990년대까지는 가장 좋은 대학에 학생을 많이 보내는 강남 8학군이 부동산에서도 가장 좋은 학군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학군의 중심은 고등학교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특목고와 자사고, 영재고 등 다양한 학교들이 나타나면서 8학군 고등학교의 중요도는 떨어졌고, 최근에는 이러한 좋은 명문고등학교에 학생을 보낼 수 있는 중학교가 학군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명문 중학교란 어떤 곳일까? 우선 국가학업성취도에서 성적이 좋은 학교이다. 그리고 일년에 자사고, 특목고 등 명문고교에 얼마나 많은 학생을 보냈는지가 관건이 된다.

성적 이외에 남녀공학보다 남중과 여중, 남고와 여고를 선호하는 부모들도 많다. 부촌에 위치한 아파트 중에 남중・여중을 품고 있는 단지는 매우 인기가 높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은 언제 중학교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될까? 주로 초등학교 5,6학년 때 학군을 찾아 이사를 하게 된다. 명문 중학교가 위치한 학군 내의 아파트들은 방학 때 마다 이사 오는 세대들로 북적인다. 



 

 

고등학교, 상위권 대학 진학률 높은 곳

고등학교 학군이 좋은 곳은 SKY대학 등 좋은 대학교에 많은 학생을 보내는 고등학교가 밀집된 지역이다. 

그러나 좋은 중학교에 가기 위해 근처 아파트로 이사를 했던 것과 달리 고등학교 학군은 아파트를 선택할 때 핵심 요소는 아니다. 어떤 곳은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이지만 어떤 곳에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고교 입학 전형에 있어 지역마다 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서는 근거리 배정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어떤 지역은 선지망 후추첨제를 사용하고, 어떤 지역은 무조건 추첨제를 택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 근처로 이사를 갔다고 해서 무조건 그곳으로 배정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대입 전형에서 무조건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분명 교우관계와 면학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입 전형에 필수적인 내신 성적 획득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다.

추첨제를 택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이사 수요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추첨제로 집에서 좀 더 거리가 있는 고등학교에 배정됐다고 해도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지역에서도 전세 수요는 꾸준히 발생한다.



 

자사고 폐지후, 강남 8학군 비롯 지역 일반 명문고 부활 예상

그러나 앞으로 자사고가 폐지되는 2025년을 전후해서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기대된다. 벌써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때를 강남 8학군 부활의 신호탄이라고 보고 있다.  

교육부가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예고한 후 전국의 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 중심에서 전통적인 명문 일반고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일반고로서는 8학군의 대체재가 없는 만큼 8학군 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벌써부터 서울 3대 학군으로 부르는 대치동・목동・중계동의 전세가에 민감한 변화가 일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 학군 내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려면 학군내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좋은 학군을 선점하기 위해 초등학교 고학년을 둔 부모들이 중심 학군 아파트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군이 좋은 지역은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들 둔 부모들까지 통틀어 모두가 거주를 희망하는 투자 1순위 지역이 될 전망이다. 매매는 물론 전세 수요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특수목적고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 가능성

한편 현재 명문이었던 자사고와 특수 목적고, 국제고 주변 아파트들도 크게 인기를 끌 수 있다. 특수 목적고가 폐지된다는 것은 일반 고교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곳의 교사진들이 바뀐다는 것은 아니다. 

자사고 특수 목적고 근처에 살고 있던 학생들이 근거리 배정제도와 추첨제도에 의해 그곳에 배정되면 우수한 교사진들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들 학교가 폐지가 된다고 해도 직후 2년간은 우수한 선배들과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우등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익힐 수 있다. 학비는 일반 고등학교 등록금을 내면서 말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8월 대구 수성구의 경신고등학교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자 수성구 범어동 부촌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폭등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몇 년 간은 강남 8학군의 부활로 강남 아파트들은 물론 특수 목적고 부근 아파트 역시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사고 폐지에 따라 지역에 있는 학교에 다니던 우수한 초등학생들은 자기 지역 명문 중학교가 아니라 학군 좋은 고등학교가 있는 그 학군 내 명문 중학교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기가 사는 지역이 어디든 좋은 중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특수목적고에 입학하면 되기 때문에 위치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역 명문 중학교라고 해도 그 지역에 명문 고등학교가 없으면 좋지 못한 일반 고등학교로 배정되게 됨으로, 초등학교 때 공부 잘 하는 자녀들 둔 부모들은 모두 명문 고등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될 것이다. 



 

 

학군 형성에 학교보다 더 중요한 학원가

학원을 끼지 않은 학교 중심 지역은 학세권이 될 수 없다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를 채택할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에서 사교육 시장의 형성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누구나 학교에서 가르쳐 준 공교육만으로 고등과정에서 목적으로 하는 국민 교육의 목표는 달성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 공교육 과정만으로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실력을 갖출 수 없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학생들 대다수가 SKY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될 것이다.

학원가는 밀집될 수 밖에 없다. 수험생들에게는 시간이 금이기 때문이다. 공급자인 학원들 역시도 서로 밀집되어 있을 때 많은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고 더 많은 강의를 개설할 수 있다.

대학 진학을 위한 고교생들의 국영수 학원들만 성황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 사교육 일번지 대치동과 목동과 중계동에는 초등학생들의 영어회화, 스피치 교실에서부터 논술과 수영 농구 교실까지 다양한 사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왠 수영과 농구냐고 할 수 있는데, 신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성장판이 열린 시기에 농구와 수영을 통해 키를 더 크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만큼 사교육이 고객지향적 맞춤 교육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 부모들은 아이들 학원 수업 강의에 따라 학원들로 차로 태워다 주며 아이들의 교육 매니저 역할을 해온 것이 벌써 오래 전부터다.


 

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지도 학원가 형성을 눈여겨 봐야

좋은 학원가들이 들어선 좋은 학군은 어디일까? 무엇보다 서울 강남의 대치동과 강북의 중계동과 강서의 목동이다.

신도시에선 평촌과 동탄, 지방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과 대전 서구 둔산동, 광주 남구 봉선동, 울산 남구 옥동 등이 있다. 

새로운 택지지구 역시 학군 형성 여부에 따라 그 지역 부동산의 성패가 갈린다. 초반 신축 아파트 단지가 붐을 일으킨다 해도 학세권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결국 아파트 가치가 하락한다.

반대로 아파트 분양 때부터 학군과 학원가 설립에 신경을 많이 쓴 아파트 단지들은 학군과 학원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부동산 가치가 꾸준히 성장하는 결과를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송도신도시는 송도채드윅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중계동만큼이나 많은 학원가를 설립하였다. 그 결과 수도권 신도시 지역 특목고 진학률도 높아 관내 5개 중학교가 높은 성적을 나타내며 학군 좋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덕분에 송도는 교육도시로 명성을 올릴 수 있었고 그것은 그대로 부동산 가치에 반영되었다.


 

마치며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에 투자를 할 때 학군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다. 한 명이라도 자녀를 둔 가정에 있어 사는 집을 정할 때 학군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선택의 1순위이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부부가 갈라서는 기러기 부부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부모들이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위해 학군 좋은 지역으로 이사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부동산 입지를 볼 때는 반드시 학세권을 고려하라. 지금까지는 중학교가 학군의 중심이었으나 2025년 자사고 폐지에 따라 명문 일반고 중심의 학군이 부활될 것이고, 명문고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명문고가 위치한 학군 지역으로 이사하는 교육전세 이동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또한 시험이 아닌 추첨과 근거리 배정으로 수혜를 입는 특수목적고 주변 아파트들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학세권은 학교와 학원가가 좌우 양 날개로 날아야 강력한 학군이 될 수 있다. 학원가가 없는 학교만의 학세권은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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